본문 바로가기
독서/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by 퍼미12 2020. 4. 2.

그의 추천을 받아 서점에서 구매해 읽었다.

사실 여러 권을 샀는데 그 중 가장 얇은 책이라 이 책을 처음으로 집어들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실 난 브람스가 뭔지도 이 '...'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다 ㅎ...

음악에 일가견이 없어 처음엔 그냥 여기에 나오는 등장인물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저어엉말 하나도 몰랐다.

'요하네스 브람스' 낭만파 음악가 이름. 그래 여기까지만이라도 알자..!

이 책을 읽는 데에 이런 지식이 크게 쓰이진 않는다. 내가 읽은 바로는.....

 

간결하게 말하자면 한 여성과 두 남성의 사랑이야기이다.

이 책의 주인공 여성 '폴'과 그의 오랜 연인 '로제' 그리고 새로 찾아온 사랑 '시몽'

이렇게 보았을 때 대충 어떤 느낌의 내용인지 감이 올 것이다.

폴과 로제 그리고 시몽... 이것은 책 끝까지 지속된다.

그리고 난 폴과 로제가 싫어졌다.

 

폴을 만나면서 다른 여자들을 만나며 자기가 필요할 때만 폴을 찾는 로제.

그런 것을 알면서 이 관계가 무너지는 것이 무서워 마냥 로제를 사랑하는 폴.

폴에게 반해 어떻게든 사랑하고 쟁취하려는 시몽.

 

폴과 시몽은 14살이라는 나이차가 있기에 사랑하기에 더욱 큰 벽이 생긴다.

실제로 39살과 25살은 통념적으로 사랑하기 힘든 나이차가 아닌가?

시몽은 그 벽따위 자신의 사랑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폴에게 어필하고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25살의 패기로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폴에겐 쉽게 다가올 수가 없다.

이미 자신의 기준엔 서글프지만 안정적인 사랑을 하고 있었고 시몽이 마냥 아이처럼 보일 수 있으니.

 

순간 그녀는 그를 챙겨 주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그는 그녀 나이의 여자에게 모성애를 불러일으키기에

꼭 알맞은 그런 부류의 청년이었다.

 

자신이 시몽에게 느끼는 감정이 '이성애'일지 '모성애'일지 헷갈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몽은 끊임없이 구애를 했고 그녀의 행복을 빌었다.

시몽은 로제가 아닌 자신과 사랑을 한다면 그녀는 행복할 것이라 굳게 믿었다.

로제와 사랑하는 그녀는 충분히 불행해 보였기 때문에...

진심으로 사랑하기에 그녀를 사랑하고 싶기에 들 수 있는 충분한 생각이다.

절대 그의 생각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감했다.

 

어느 날 시몽이 폴에게 권유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그녀는 그 쪽지를 읽고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녀는 로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한다고 여기는 것뿐인지도 몰랐다.'라고.

그 이후 폴과 시몽은 사랑했다. 지극히 열정적으로.

 

폴은 로제에게 이별을 고하고

로제는 한 순간의 불장난이라고 생각했던 폴과 시몽의 사랑에 정신을 놓는다.

그는 다른 여자, 메지를 안으면서도.

로제에게 메지는 장난감이고 폴은 자신의 안식처인 것.

용서를 구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용서를 구하고 나서도 마지막 발걸음은 메지였다.

그의 행동은 이미 두 여성을 상처 입히는 행동이 아닌가?

메지에게 가서 메지를 사랑했나? 그것도 아니다. 그저 화풀이 대상이다. 대체 어쩌라는 건지.

 

이후 점점 폴은 시몽과의 관계에 있어 한계를 느낀다.

'나이차'라는 벽에 대한 한계. 그의 열성적인 구애에 가려져 있던 현실.

일을 미루고 사랑에 목 매다는 그의 어리광, 파티에서 제 3자의 따가운 시선.

시몽에겐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폴에겐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었을 것이다.

행복했던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시간이다.

폴은 그렇게 로제를 찾는다.

 

"나의 희생양. 나의 사랑스러운 희생양. 나의 귀여운 시몽!"

생전 처음으로 그녀는 자신이 불가피하게 상처 입히지 않을 수 없는

사랑한다는 데에서 오는 끔찍한 쾌감을 경험했다.

 

폴에게 로제는 이미 '우리'라는 단어 외의 것으로 부를 수 없는 존재인 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잠깐의 일탈을 즐긴 것이다. 누군가를 상처 입히면서...

폴 또한 이기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폴은 다시 로제를 만나고 로제의 "난 너무 불행했어"라는 말에 "나도 그랬어"라고 대답한다.

시몽이 용서해주길 바라면서.

이렇게 시몽은 버려지고 둘의 사랑을 재확인하며 처음으로 돌아가 끝이 난다.

로제도 폴도 어느 누구도 변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인가, 멍청한 사람들의 사랑인가. 아니 오히려 천생연분일지도.

폴은 새롭고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찾기보다 상처는 입어도 안주하는 삶을 선택했다.

시몽을 사랑하면서 자기의 자리는 로제구나, 모험은 자신의 나이에 사치라고 생각한 걸까.

그렇게 로제에게 돌아갈거면 로제에게 변화를 왜 바라지 않을까.

로제가 다시 메지든 다른 여자든,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를 안는 것을 개의치 않는 것일까.

시몽과의 관계는 어쩔 수 없이 끝나는 사랑이라고 할 지라도

어쩌면 평생을 함께 할 로제와의 관계에서 어떠한 변화도 없다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이것이 이들의 선택이라면 선택이겠지만...

나는 절대 이런 사랑은 하지 않으리.

설령 혼자 남게 되더라도 나만 상처를 받는 사랑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소설이 지어진 시대와 폴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충분한 결정일 수도 있다만,

현 시대 사람들은 이런 멍청한 사랑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당신의 시간도 감정도 소중하기에 로제같은 남자는 만나지 않았으면...

함께 개선할 수 없다면 차라리 자신을 맘껏 사랑해줄 또 다른 사람을 찾아 사랑하길.

기다리기만 하고 바라보기만 하는 수동적인 사랑은 슬프지않나...

'독서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자의 그릇 / 이즈미 마사토  (0) 2020.11.14